▷‘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한동안 탄핵 정국이 떠들썩했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 사유도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에 대해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을 만든 의혹과 관련된 것이다. 요즘 미국에서는 ‘할리우드판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됐다. 영화배우 팀 앨런이 한 토크쇼에서 “할리우드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은 1930년대 나치 치하에서 사는 것과 같다”며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미워하면 서로 닮는 것일까. 팀 앨런은 할리우드 문화권력인 진보 진영을 겨냥해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연예인을 배척하는 ‘비관용적 엘리트주의’라고 일침을 놓았다. 입만 열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트럼프를 욕하는 사람들이 정작 자신들의 권력을 휘둘러 ‘할리우드의 소수파’를 핍박하는 위선적 행태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보수 성향의 연예인 2500여 명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공화당 지지’ 낙인이 찍히면서 배역이나 출연 기회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