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삼성동 사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삼성동 사저 안팎의 긴장감은 한층 고조됐다. 사저 내부는 검찰 조사에 대비한 막바지 준비로, 외부는 지지자들의 집회로 하루 종일 긴박한 모습이었다.
지난주 세 차례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은 유영하 변호사(55)는 이날 오전 9시 19분 모습을 나타냈다. 잠시 뒤에는 정장현 변호사(56)가 도착했다. 정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옮긴 뒤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탄핵심판 사건 때 대통령 대리인단이었던 정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선임계를 낸 변호사 9명 중 한 명이다. 두 사람은 약 6시간이 지난 오후 3시 37분 함께 나와 차량을 타고 떠났다. 이영선 경호관(39)도 낮 12시 10분 걸어서 사저 안으로 들어간 뒤 약 2시간 20분 후 나와 현장을 떠났다.
21일 오전 사저 안팎의 혼란에 대비한 경찰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사저에서 서울중앙지검까지 걸리는 시간은 20분 남짓. 경찰은 박 전 대통령이 가급적 지정된 속도를 지켜 가며 이동하도록 할 계획이다. 필요하면 이동 경로에 있는 신호 간격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사저 주변의 경비 인력도 늘어난다.
지지자들은 여전히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박 전 대통령 지지자 50여 명은 인근 삼성2동주민센터 앞에서 탄핵 무효 집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 구속 불가”,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사람은 박영수 특검”이라고 외쳤다.
한편 오후 4시경에는 5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벌거벗은 채 사저 앞을 뛰어 다니며 “내가 정도령이다”라고 외치다 경찰에 제지당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권기범 kaki@donga.com·최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