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포포바지드론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 인터뷰
사진 동아DB
“한국 연주자들이 잘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어요.”
올해 ‘LG와 함께하는 제1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제2의 조성진’을 꿈꾸는 피아니스트들이 참여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14일부터 1차 예선을 시작으로 2차 예선, 준결선을 거쳐 25, 26일 결선이 열린다.
폴란드 출신인 피아니스트 카타지나 포포바지드론(69)은 올해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맡았다. 20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조성진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조성진이 우승을 차지한 2015년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다.
1975년 쇼팽 콩쿠르에서 준결선에 오르기도 한 그는 성공적인 전문 연주인의 길을 걸었다. 교육에도 관심이 많아 1991년부터 폴란드 비드고슈치 음악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라파우 블레하치가 제 제자입니다. 폴란드 출신으로 크리스티안 짐머만 이후 30년 만에 우승해서 큰 관심을 받았어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 2차 예선을 지켜본 그는 한국 연주자들의 재능에 대해 이미 유럽에서도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클래식 음악이라는 게 서양 음악인데 한국인은 유럽인보다 더욱 잘 클래식을 이해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한국 연주자들이 스킬과 테크닉이 좋고, 유럽 연주자들은 해석력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어요. 하지만 최근 한국 연주자들은 해석력까지 뛰어나요. ‘기적’ 같은 수준이죠.”
특히 그는 유럽, 미국 등 해외파가 아닌 한국에서 성장한 ‘토종’ 연주자들의 재능에 감탄했다.
교육자로서 연주자로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그는 이번 콩쿠르에 참여한 학생들을 위한 충고와 격려도 잊지 않았다.
“콩쿠르에서 계속 떨어진다고 해서 세상 전부를 잃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콩쿠르 입상 등 경력을 쌓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경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와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