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남자라서 좋은게 女강간 뉴스 들을 때?” 한영외고 소식지 논란

입력 | 2017-03-22 16:42:00

사진=한영외고 SNS 캡처


한영외국어고등학교 측이 보건 소식지에 “남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는 “여자가 강간당했다는 뉴스를 들을 때”라는 내용을 담아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7일 한영외국어고등학교 페이스북 ‘한영외고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이게 실화입니까?”라는 글과 함께 한영외고 보건 소식지 사진이 게재됐다.


각 학급에 배포된 소식지에는 보건실 이용 안내와 ‘여와 남! 입장 바꿔 생각해봐요’라는 내용이 함께 표기돼있다. 문제는 ‘여와 남! 입장 바꿔 생각해봐요’의 내용이 남녀차별을 조장했다는 것.

사진 속 소식지에 따르면, “여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는 “힘들고 무거운 것은 다 남자애들 시킬 때”와 “힘든 군대 생활 안 해도 될 때”, “데이트 비용 남자가 부담할 때”라고 한다. 특히 “예쁜 내 미모, 예쁜 옷, 긴 머리, 마음껏 꾸미고 멋 부릴 수 있을 때-남자는 할 수 없는 여자만의 특권”이라며 남자는 외모를 단장할 수 없는 것처럼 설명했다.  

이어 “남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 부분에는 “명절날 여자는 일하는데 남자는 놀고 TV볼 때”와 “여자보다 더 많은 직업을 택할 수 있고, 주도권을 더 쉽게 얻을 수 있으며 출세할 확률이 높다”, “여자가 강간당했다는 뉴스를 들을 때” 등 성차별적인 내용이 적혀있다.

이밖에도 “여자로 태어난 것이 싫을 때”는 “오빠는 노는데 나만 여자라고 설거지나 집안 일 시킬 때”, “직장 상사에게 성희롱 당하기 쉽다”라고 명시돼있다.

아울러 “남자로 태어난 것이 싫을 때” 부분에는 “나중에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것”, “용돈도 없는데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다 내라고?” 등의 예시를 들었다.

현재 이 소식지는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네티즌 ㄱ****은 “와 개노답. 저거 쓴 선생님 누구냐”라고 말했으며, 네티즌 ㅅ****은 “텍스트로 팩트 폭행 당해봐라 느낌이긴 한데, 보건 소식지에 올라오는 건 충격적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혐오 충전하고 가시라우”, “이거 실화인가? 주작 아닌가?”, “무슨 버러지 같은 소리냐” 등의 반응이 있었다.

한편 한영외고 측은 “책에서 일부 내용을 그대로 발췌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며 “이 소식지는 본래 성 편견 사례를 제시하고, 잘못된 점을 찾아내 공감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편집 과정에서 참고한 책에 실린 내용을 그대로 살리려 하다가 분량 문제로 정작 중요한 취지 설명이 누락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학교에서 게시하는 모든 자료에 대해 더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