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부인-최경환-윤상현 대기 朴 사저 도착해 밝게 웃으며 인사… 환호하는 지지자에 손 흔들기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을 향해 출발했다가 집으로 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히 21시간 51분. 만 하루를 거의 채우고 귀가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오히려 집을 나설 때보다 밝았다.
21일 오전 9시 15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서 에쿠스 리무진 차량을 타고 검찰로 향한 박 전 대통령은 22일 오전 7시 6분 같은 차량을 이용해 돌아왔다. 서울중앙지검을 떠난 차량은 올림픽대로를 거쳐 출발 12분 만에 자택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의 눈은 다소 부어 있었다. 밤샘 조사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문을 열고 내리는 순간에는 치아가 보일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전날 사저를 떠날 때 입을 꾹 다문 것과 상반된 표정이었다. “만족스럽게 조사받은 것 같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리면서 이들에게 “아이고 왜 오셨느냐. 안 오셔도 되는데… 고생하시게 (뭐하러 오셨느냐)”라고 말했다. 두 의원은 웃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 의원 부인과 가볍게 악수하기도 했다. 취재진이 박 전 대통령을 향해 “혐의를 인정했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예상보다 귀가 시간이 서너 시간 늦어지면서 전날 사저 앞에 모인 지지자 중 일부는 밤을 새웠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차량이 자택 앞 골목에 들어서자 “사랑합니다” 등이 적힌 팻말과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일부는 흐느껴 울었다. 박 전 대통령은 뒷좌석에서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친박(친박근혜) 단체인 박사모 회원들은 21시간 넘게 이어진 조사에 분노했다. 박사모 인터넷 카페에는 새벽 내내 “아직도 귀가 안 하셨느냐”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전직 대통령을 가혹 수사했다” “백첩반상을 차려줘도 모자란데 겨우 죽을 먹이고 밤샘 조사를 했다” 같은 성토도 눈에 띄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위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