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40년 동안 성실하게 목수로 살아온 주인공을 통해 영국 복지제도의 맹점을 꼬집는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사진제공|영화사 진
부조리한 복지문제 예리하게 짚어내
대선 주자들이 선택한 영화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다. 8명의 대선 주자 가운데 절반인 4명이 ‘최근 눈물을 흘리게 한 영화’로 동일한 작품을 선택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한 나라의 복지문제를 돌아보게 하는 동시에 희망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에 갖는 공감대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학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가 뽑은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40년 동안 성실하게 목수로 살아온 다니엘이 주인공이다. 영화는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된 다니엘이 실업급여를 신청하지만 복잡하고 관료적인 절차에 부딪혀 좌절하고, 그 과정에서 두 아이를 둔 싱글맘 케이티를 만나 의지하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이야기의 배경인 영국 사회의 부조리한 복지제도를 예리하게 짚어냈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해 열린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사람을 보호하려고 만든 여러 제도가 결국 사람을 위협하는 아이러니한 영화 속 상황은 국내 현실을 반추하게도 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대선 주자들의 공감과 선택을 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