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독도로 부르지 말라 하니…”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이 독도 홍보 영상 콘테스트를 하면서 정작 “일본 대사관이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독도’를 표기하지 않고 진행해 예산만 낭비한 사실이 드러났다.
24일 감사원의 ‘재외공관과 외교부 본부 운영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장 A씨는 독도 홍보를 강화하라는 외교부 지시에 따라 2015년 11월 B팀장에게 사업추진계획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A씨는 또 한국어 보급을 확대하고자 매년 재외한국교육원을 통해 실시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원서 접수, 시험장소 제공 협조, 시험감독관 파견 등 지원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응시자가 1000㎞ 떨어진 다른 한국문화원에서 응시원서를 접수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감사원은 이 모 원장의 조기 소환과 징계 조치를 외교부에 통보했다.
A씨는 최순실 씨의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 의원의 중동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가 세무조사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컨설팅업체 대표 이모 씨(45)의 동생이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에 참석해 동생 A씨가 표적감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의 대응을 유발할 수 있는 홍보는 지양하라는 지침에 따라 홍보를 했고, 사업 결과를 외교부 본부에 보고하는 등 모든 절차를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감사 결과는 회계부정에 연루된 직원들의 일방적인 진술에 의지하고 있어 신빙성이 약하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주멕시코 대사관은 현지 검찰로부터 허위 진술을 강요받고 옥살이를 하는 재외국민을 방치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멕시코시티 검찰은 지난해 1월 15일 현지 주점을 급습해 한국인 C씨를 인신매매와 성착취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현장에 있던 한국인 여성종업원 등 5명도 피해자와 증인으로 연행했다. 이후 멕시코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여성종업원 등에게 C씨가 인신매매 등의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내용의 허위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 그러나 경찰 출신의 주멕시코 대사관 영사 D씨는 현지 검찰의 피해자 조사 입회 요청을 거절하고, 법원에서 피의자 심리 시 20차례의 영사 참석을 요청했음에도 단 3차례만 참석했다. 영사 D씨가 재외국민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으로 현지 검찰이 작성한 영사진술서에 서명한 것이 재판에서 결정적으로 불리한 증거로 작용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