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반복된 잘못의 반복으로 비난 여론 들끓어
변명 대신 긍정의 비전이 필요한 슈틸리케호
기가 막힐 노릇이다. 어디선가 우리가 많이 접한 특유의 ‘영혼이탈’ 화법이 또 등장했다. 한국축구에 선장은 없었다. 마치 자신의 책임은 없다는 듯한 태도로 일관한 수장의 모습에 혀를 찰 수밖에 없다.
23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은 실로 참담했다. 극심한 빈공 끝에 0-1로 무너졌다. 같은 날 말레이시아에서 중립경기를 치른 시리아가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물리치면서 조 2위는 유지했으나 결코 행복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치 벤치는 최선의 준비를 했는데, 이를 선수들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32번째 한중전에서의 참사가 빚어졌다는 의미로 밖에 해석할 수 없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3명을 최전방에 세운 상대 공격에 맞서 수비라인에 4명을 세우는 것이 적합하다는 것은 축구를 좀 아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단순히 수비진에서만 드러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졸전’이란 간단한 표현만으로도 충분한 중국전을 복기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명확한 패인, 이에 대한 대비책, 당장 코앞으로 닥친 28일 시리아와의 홈 7차전 비전을 듣고 싶었다. 하지만 사령탑은 이번에도 자신은 쏙 빠져나갔다.
과거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입이 가장 큰 문제였다. 실언을 반복했다. 속 시원한 해명 대신, 변명으로 일관했다. 선수들을 국내·해외파로 구분 짓고, 경기 중 교체되며 물병을 걷어찬 손흥민(토트넘)을 감싸기보다 ‘감정론’을 운운해 비난을 샀다. 하이라이트는 카타르의 귀화선수 소리아를 예로 들었을 때였다. “한국에는 소리아와 같은 공격수가 없다.”
여론이 악화되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남겼다. “소리아의 장점을 접목시키자는 의미였다.” 심지어 “이러한 경기력이라면 우린 월드컵에 나갈 수 없다”고도 했다. 월드컵에 태극전사들만 나설 뿐, 감독 자신은 없다는 것처럼 들렸다. 때론 통역 탓도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