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부산경남 지역은 최근 2년간 주택 분양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해수부의 계획대로 바닷모래가 민간에 공급되지 않는다면 아파트 입주 지연 등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분양가의 추가 상승도 예상된다. 레미콘 공장에서 부족한 모래 대신 풍화된 마사토(磨沙土)나 터파기 토사, 석분 등을 사용할 경우엔 부실공사 우려도 있다.
어민들은 바닷모래 사용에 불만이 많다. 다른 골재 자원은 놔두고 바닷모래만 찾는 것은 환경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하천이나 산림, 바닷모래 등 어떤 유형의 골재 자원도 환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전남 신안이나 진도 연안에서 채취된 바닷모래가 부산경남 지역에까지 공급됐다. 이후 양식장 등 환경 피해를 고려해 중단됐고, 차선책으로 연안에서 50km 이상 떨어져 환경 훼손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민원 요소가 낮은 EEZ의 바닷모래를 이용하고 있다.
남해 어민들은 과도한 모래 채취로 산란장이 훼손되고 어장이 황폐화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연구기관의 환경영향평가 결과 등을 보면 남해 EEZ의 바닷모래 채취와 어민들이 주장하는 환경 피해는 대부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도 않다. 채취 광구 면적도 전체 EEZ 면적의 0.002%에 불과하며, 더구나 광구 단위로 휴식년제를 실시하며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매년 반복되는 바닷모래 채취 논란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해수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실제 피해자를 대상으로 적절한 보상을 강구하고, 보상비를 노린 민원인들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 채취단지의 운영은 국토교통부가 맡되 이해당사자 간 소통을 위해서는 한국골재협회 등 사업자단체가 관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중기적으로 국토부와 산림청, 지자체에서는 대규모 채석단지 등 대체 골재원의 확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최민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