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광주전남 61%-전북 73% 압승
국민의당이 25, 26일 즉석 현장 투표로만 실시된 완전국민경선에서 9만2826명이 투표하면서 경선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녹색 바람을 일으켰던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에서 일단 존재감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안철수 호남 기반 확인
안 전 대표는 광주·전남·제주에서 총 3만7735표(60.6%)를 얻어 손학규 전 대표(1만4246표·22.9%)와 박주선 국회부의장(1만195표·16.4%)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26일 전북에선 2만1996표(득표율 72.6%)를 얻은 안 전 대표가 손 전 대표(7461표·24.6%)와의 격차를 벌리며 압승을 거뒀다. 손 전 대표는 자신이 2년간 칩거했던 전남 강진을 포함한 5곳에서만 1위 득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에서 2.7% 득표율에 그친 박 부의장은 경선 완주 여부와 관련해 27일 입장을 낼 예정이다.
반면 손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은 집권을 위해 적과의 동침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연대론을 주장했지만 호남은 자강론을 펼친 안 전 대표에게 표를 몰아줬다.
안 전 대표가 이를 토대로 ‘문재인 대항마’로서의 입지를 구축할지 주목된다. 특히 반문 연대가 성사되면 폭발력이 커질 수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도 “패권주의에 반대한 호남의 통합 정신이 국민에 의한 연대를 이끌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개혁적 보수 세력과 연대하라는 국민적 여론이 높아지면 대선에 임박해서 연대할 수 있다는 의미도 담긴 것이다.
○ 완전국민경선 바람 부나
국민의당은 투표 열기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박지원 대표는 “호남민들이 그동안 국민의당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더라도 ‘문재인은 절대 안 된다’는 인식이 확고하기에 너도나도 투표장으로 나온 것”이라며 “전국 호남향우회도 들썩여서 남은 경선도 흥행이 더 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표자가 9만 명이 넘은 것은 자발적 국민 참여가 상당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호남 당원(총 10만여 명)을 대량 동원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통상 당원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해도 응답률은 20∼30%에 그친다”며 “민주당이 22일 사전 신청을 받아 전국에서 실시한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의 현장 투표도 투표율이 18%(29만 명 중 5만 명 참여)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이 이번에 처음 시도한 완전국민경선제도 현재까진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통상 정당은 사전에 선거인단을 모집하거나 권리당원으로 투표 자격을 제한한다. 하지만 이번 국민의당 경선은 일반 시민이면 즉석에서 신분 확인을 한 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었다. 25일 일부 투표장에서 시스템 문제로 10∼20분 투표가 지연되기도 했지만 이후엔 재발하지 않았다.
28일 부산·울산·경남 경선에서도 흥행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 지역 당원은 1만2000여 명으로 국민의당은 1만 명 이상이 투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전주=장관석 jks@donga.com / 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