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종이비행기]알 수 없는 일, 알아낼 수 있는 일

입력 | 2017-03-27 03:00:00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참으로 많다.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세월호 구름’(사진)이 딱 그렇다. 1072일 만에 세월호가 돌아온 날. 누가 봐도 리본인 형상이 하늘에 걸리다니. 너무 뚜렷해 합성이란 의심이 들 정도다. 다행히 이 장면을 담은 증거 사진이 여럿이라 의혹은 사그라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건 ‘권운(卷雲)’의 일종이다. 새털구름, 꼬리구름이 여기 속한다. 바람에 휠 때도 있지만 이렇게 꺾인 경우는 매우 특이하단다. 혹시나 해서 국내외 포털사이트에서 관련 이미지 수백 장을 뒤져봤다. 신기한 생김새가 적지 않으나 이만큼 놀랍진 않다.

우주의 기적, 천상의 조화…. 세상에 모를 일이 많다. 그러나 신계(神界)가 아니라면 알아낼 도리는 있다. 세월호 참화는 사람의 영역이다. 3년 아니라 30년이 걸려도 진실을 건져 내고 밝혀야 한다. 정말 아이들이 저 구름을 띄운 거라면, 그걸 우리한테 일깨우고 싶었던 게 아닐까. 노란 꽃들이 흐드러질, 봄이 오고 있다. 퍼렇게 멍든 바다 저편에서.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