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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朴 298억 뇌물수수 혐의… 사안 중대하고 반성 안해”

입력 | 2017-03-28 03:00:00

박근혜 前대통령 영장청구… 13가지 혐의 모두 영장에 반영




검찰은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피의자(박 전 대통령)는 막강한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케 하거나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삼성에서 돈을 받도록 한 책임이 박 전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이다. 특수본은 또 “공범인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한 공직자들뿐 아니라 뇌물 공여자까지 구속된 점에 비춰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반한다”고 영장 청구 배경을 밝혔다.

○ 박 전 대통령, 298억 원 뇌물수수 혐의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특수본과 특검 수사에서 드러난 박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 13가지를 모두 구속영장에 반영했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의 승계 작업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298억여 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최 씨와 공모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 승마 지원에 77억여 원, 동계영재센터 지원 등 명목으로 16억 원가량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수본은 삼성 계열사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도 박 전 대통령 뇌물 액수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앞서 특검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로 봤던 삼성의 최 씨 모녀에 대한 지원 약속 138억 원은 박 전 대통령 영장에서 빠졌다. 실제 지급되지 않은 돈은 뇌물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을 내도록 16개 대기업에 요구한 행위에 대해 특수본은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삼성이 두 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은 뇌물죄와 직권남용·강요죄가 동시에 해당된다고 판단했고, 다른 15개 대기업의 출연금은 뇌물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특수본은 일단 SK와 롯데도 박 전 대통령이 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의 피해자로 분류했다. 하지만 “아직 수사 중”이라고 밝혀 여지를 남겨뒀다.

특수본은 구속영장에 첨부한 의견서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이 국격을 실추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음에도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관계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범죄에 가담했다가 구속된 피의자가 15명에 이르는 점도 형평성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야 할 사유”라고 적었다.

○ 박 전 대통령, 검찰 구치감서 대기할 듯

박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나오도록 하기 위해 구인장을 발부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인장에는 영장심사를 받고 난 뒤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대기해야 할 ‘유치 장소’가 현재는 공란이다.

법원 관계자는 “영장심사를 하는 재판부가 심사를 마친 뒤 ‘유치 장소’를 적은 구인장을 검찰에 넘기면 그 장소에서 박 전 대통령이 대기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수본이 있는 서울중앙지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해 영장심사를 받은 피의자의 경우 통상 서울중앙지검 내 구치감이나 서초경찰서 유치장, 또는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다. 법원 관계자는 “국가인권위가 영장 발부 전에 구치소에서 대기하는 것을 인권 침해라고 결정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호·경비 문제를 감안할 때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구치감에서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

신광영 neo@donga.com·김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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