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오세근 첫 정규시즌 MVP
데뷔 첫해 신인상-챔프전 MVP, 그후 부상-수술-도박 징계 부진의 늪
올시즌 절치부심 개인 최고기록 세워
신인상 강상재, 감독 볼에 입맞춤 쪽
오세근은 2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시상식 마지막 하이라이트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오세근은 입술을 꽉 깨물고 MVP 경쟁을 한 팀 동료 이정현(30)을 끌어안았다. 기다리던 쌍둥이를 얻을 때도 나오지 않았던 눈물을 끝까지 참느라 수상 소감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이날 감독상을 수상한 KGC 김승기 감독은 행사 전 “이정현은 시즌 시작을 잘 열어줬고 오세근은 마무리를 잘해줬다. MVP를 누가 받을지 정말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감독도 궁금해할 정도로 발표 직전까지 수상자는 오리무중이었다. 하지만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세근은 기자단 투표 총 101표 중 65표를 받아 이정현(35표)을 여유 있게 제쳤다.
데뷔한 다음 시즌에 부상과 수술, 지난해에는 불법 도박으로 징계를 받아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오세근은 올 시즌 5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하며 경기당 13.98점, 8.4리바운드, 3.4도움 등 주요 부문에서 자신의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시즌 내내 골밑에서 수비와 궂은일도 도맡아 했다. 오세근은 “롤러코스터 같았던 지난 5년의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영원한 친구인 정현이가 잘 도와줘 상을 받은 것 같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우승을 하면 정현이가 MVP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인왕으로 뽑힌 전자랜드 강상재(왼쪽)가 ‘수상 공약’을 지키기 위해 유도훈 감독의 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KBL제공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