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배구 챔피언결정 2차전서 반격 문성민 36득점… 벼랑끝 팀 구해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의 이 한마디가 잠자고 있던 문성민(31)의 공격 본능을 일깨웠다. 최 감독은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5전 3승제) 3세트를 시작하기 전 문성민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문성민은 1, 2세트 때 공격 성공률이 36.4%(22개시도 8개 성공)에 그쳤고, 현대캐피탈도 대한항공에 0-2로 끌려가고 있었다.
3세트 들어 ‘시호 아빠’ 문성민은 정말 달라졌다. 문성민은 3세트 때 공격 9개 중 8개(88.9%)를 성공시켰고 현대캐피탈도 25-22로 승리하며 이번 챔프전 들어 6세트 만에 처음으로 세트를 따냈다. 문성민은 4세트 때도 14점(공격 성공률 63.6%)을 올리면서 확실히 부활에 성공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누구보다 (문)성민이가 고생했다는 걸 알지만 우리 에이스이기에 일부러 모질 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뒤 울먹이느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겨우 감정을 추스른 그는 “남은 경기에서 동료들이 성민이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믿는다.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전까지 열린 12차례 남자부 챔프전에서 두 팀이 1승 1패로 마주한 건 모두 5번. 이 5번 모두 3차전 승리 팀이 결국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올 시즌 3차전은 29일 오후 7시 현대캐피탈 안방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
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