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러대사-러 경제개발銀 총재와 대선직후 부적절한 접촉 정황 포착
워싱턴정가 “트럼프 턱밑까지 조사”… 백악관 “만났지만 법적 문제 없어”
백악관-공화당 ‘트럼프케어 공방’
트럼프 “민주당 웃는다” 강경파 비난… 백악관도 “썩은 워싱턴 정치” 가세
공화 의원들 “무리하게 밀어붙여”

쿠슈너에 대한 상원의 조사는 이미 러시아 측과 접촉해 물의를 빚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 대한 의혹 제기와는 무게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로서 쿠슈너는 사실상 모든 정책에 직간접으로 관여해 온 실질적인 ‘문고리 권력’으로 통한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트럼프 행정부’와의 내통 의혹 관련 조사가 트럼프의 턱밑까지 향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당선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초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와 만남을 가졌다. 이어 키슬랴크 대사의 요청에 따라 세르게이 고르코프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VEB) 총재와 만났다.
일각에서는 쿠슈너가 자신이 최고경영자(CEO)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부동산기업 ‘쿠슈너 컴퍼니’의 재정 관련 업무를 위해 VEB 측과 만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쿠슈너컴퍼니는 뉴욕 맨해튼의 대형 건물 투자를 위해 중국 안팡보험그룹을 비롯한 금융회사들과 접촉해 왔다.
백악관은 쿠슈너가 키슬랴크 대사, 고르코프 총재와 만난 건 인정했지만 법적인 문제나 부적절한 논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호프 힉스 백악관 전략공보국장은 “쿠슈너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키슬랴크 대사를 만났고, 자신이 주로 담당할 중동지역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오바마케어(의료보험 개혁)’를 폐기하기 위해 내건 ‘트럼프케어(AHCA)’도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한 뒤 여권인 백악관과 공화당의 내홍이 심각해지고 있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트럼프케어에 반대하면서 공화당이 하원 과반(216석)이 넘는 237석을 갖고도 트럼프케어 표결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프리덤 코커스’를 비난하고 공화당 내에선 “속도 조절이 필요했다”며 맞서고 있다.
트럼프의 비난이 나온 직후 ‘프리덤 코커스’ 공동대표인 공화당 테드 포 하원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 사퇴는 물론이고 아예 이 모임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승헌 / 뉴욕=부형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