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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마음의 문을 조금씩만 열면…

입력 | 2017-03-29 03:00:00


자신이 느끼는 고통을 누구도 알지 못하는 현실은 어떨까. 24일 발간된 신간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의 저자 마틴 피스토리우스(사진)는 실제 이 같은 상황을 겪었다. 감금증후군이란 특이한 병에 걸려 외관상 혼수상태로 보이지만, 의식은 있는 상태로 9년간 지냈던 것. 책 제목 역시 간병에 지친 그의 어머니가 저자가 듣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내뱉은 말이다.

책을 보면서 문득 타인의 고통을 얼마나 공감하며 지냈는지 반문하게 됐다. 매일 아침 광화문역을 지나며 외면했던 장애인 단체의 외침부터 돈을 낸 손님이라는 이유로 식당 종업원에게 함부로 대한 점심시간의 후회까지. 짧은 하루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 수많은 행동이 있었다.

‘엄마…’의 저자는 타인에게 관심이 많았던 간병인 버나 덕분에 재활을 시작할 수 있었고, 지금은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마음의 문을 조금씩만 열면 놀라운 희망이 많아지지 않을까.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