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성악과 74학번 김정숙 씨가 그랬다. ‘아는 오빠 중에 알랭 들롱 닮은 사람이 있다’는 친구 말에 소개팅에 나갔다가 1년 선배 법대생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엄혹했던 시절, 운동권 남친의 강제징집에 고시 공부 뒷바라지 등 7년 러브스토리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래도 1981년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가장 두려워한 것이 “집안 반대보다 이 남자를 못 만나게 되는 것”이었다니 단단히 콩깍지가 씌었던가 보다. 그때의 ‘알랭 들롱 닮은 오빠’가 유력 대선 주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장미 대선을 향해 달리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캠퍼스 커플이었다. 안 전 대표는 서울대 의대 1년 후배 김미경 씨와 동아리에서 만나 1988년 결혼했다. 김 씨는 의사에서 벤처사업가로, 다시 정치인으로 인생행로를 수정했던 남편을 한결같이 지지해 주었다. 남편도 법률 공부를 위해 뒤늦게 미국 유학을 떠난 아내를 응원해 주었다. 지금도 아내는 “40대에 공부를 한 건 남편이 도와줬기 때문”이라고 고마워한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