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지역에 있는 선흘곶자왈도 마찬가지다. 선흘곶자왈은 평지 중에서는 한반도 최대 상록활엽수림이라고 칭송받았던 곳으로 전국의 상록수 65종 중 31종이나 분포하고 있다. 더욱이 다른 곶자왈과 달리 특이하게도 숲 곳곳에 습지가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제주고사리삼 등 희귀 동식물도 풍부하다. 이런 독특함 때문에 선흘곶자왈 중 일부가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선흘곶자왈은 이미 10여 년 전, 묘산봉관광지구 개발 사업으로 인해 한 축이 없어져 버렸다. 최근에는 선흘곶자왈 북쪽 일부가 토석채취사업 계획이 승인돼 곧 사라질 운명이다. 또 하나의 논란은 최근 이곳에 추진되고 있는 제주사파리월드 조성 사업이다. 구좌읍 동복리 99만1072m²의 면적에 실내 동물원, 숙박 시설 등 대규모 관광 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사업용지의 대부분은 마을 공동 목장이며 25% 정도가 제주도가 소유한 공유지이다. 곶자왈공유화재단을 만들어 곶자왈을 사들이고 있는 제주도가 한편으로는 이미 소유하고 있는 곶자왈마저 개발 사업에 내주려는 이율배반적인 행정을 하고 있다. 공유지를 임대하는 것이 확정될 경우 제주도 당국의 곶자왈 보전 정책은 파국을 맞는다고 봐야 한다.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