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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말레이 “김정남 시신 북송 합의”

입력 | 2017-03-31 03:00:00

30일 오후 베이징行 항공기 실려… 용의자 현광성-김욱일 동승 추정
‘암살’ 진상규명 사실상 물 건너가




‘비운의 황태자’ 김정남이 결국 주검으로 자신이 태어난 북한 땅으로 돌아가게 됐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3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인도한다고 발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사망자의 가족으로부터 시신과 관련된 모든 문건을 제출했고, 말레이시아는 시신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있는 사망자 가족(사실상 김정은을 지칭)에게 돌려보내는 데 동의했다”고 양국 공동성명을 보도했다. 외교관계 단절 직전까지 갔던 양국은 이번 사건으로 중단됐던 무비자 입국제도 재도입 논의를 시작하는 등 6개항에 합의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정남의 시신은 이날 오후 6시 중국 베이징으로 떠난 말레이시아항공 MH360편에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도피해 있던 3명의 용의자 가운데 현광성 북한대사관 2등서기관과 김욱일 고려항공 직원도 이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에도 북한에 김정남 시신 인도를 결정한 것은 북한에 억류돼 있는 자국 외교관과 가족 9명을 귀환시키기 위한 것이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나의 가장 큰 관심은 우리 국민의 안전”이라며 “억류됐던 국민들은 31일 말레이시아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의 시신이 북한으로 인도되면서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암살 사건의 진상 규명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김정남은 없애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북한의 전략 역시 성공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김예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