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톈진 ‘한중 관계 역사와 현황’ 국제학술회의서 집중 조명
19일 중국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에서 열린 ‘한중 관계의 역사와 현황’ 국제학술회의에서 한시준 단국대 동양학연구원장은 항일투쟁사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단국대 동양학연구원과 난카이대 한국연구중심은 이날 학술회의에서 고대사부터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양국의 유구한 교류사를 폭넓게 다뤘다.
이 중 우리나라 최초의 가극 ‘아리랑’을 만든 음악가이자 독립운동가인 한유한(본명 한형석·1910∼1996·사진)의 삶이 눈길을 끌었다. 한유한은 중국학자에 의해 1998년에야 뒤늦게 존재가 알려졌다. 양지선 단국대 연구교수는 ‘아리랑을 통해 본 한유한의 예술 구국투쟁’ 논문에서 한유한의 항일 예술이 한중 공동항전에 끼친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한유한이 우리의 독립운동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1938년 중국 시안(西安)을 근거지로 둔 한국청년전지공작대(1941년 광복군에 편입)에 가입하면서부터다. 그는 당시 중국 국민당과 한국청년전지공작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맡아 중국 측 지원을 이끌어냈다. 한유한은 동포들의 광복군 지원을 촉구하고 중국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가극 ‘아리랑’을 1940년 5월 시안에서 처음 무대에 올렸다.
1940년대 중국 현지에서 한유한의 가극 ‘아리랑’을 공연하는 장면. 부산근대역사관 제공
한유한은 본래 작곡과 연출을 맡았지만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한국인 배우가 마땅치 않아 남자 주인공 역까지 해냈다. 공연은 매회 매진을 거듭한 끝에 기간이 연장됐고 장제스(蔣介石) 등 국민당 수뇌부가 관람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다.
1944년 3·1운동 기념과 중국군 부상병 위문 모금을 위해 개최한 제4차 ‘아리랑’ 공연 포스터.
톈진=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