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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조사-영장심사 내내 박근혜 前대통령 곁 지킨 유영하

입력 | 2017-03-31 03:00:00

“박근혜 前대통령에 순도 100% 충성심”
“박근혜 前대통령, 유영하 변호사 말만 듣는다” 소문… “판단 잘못해 박근혜 前대통령 위기 몰아” 지적도




“유영하 변호사(55·사진)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로열티(충성심)’는 순도 100%다.”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 변론을 맡은 유 변호사에 대해 한 검찰 간부는 이렇게 평했다. 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박 전 대통령이 공식 선임한 첫 변호사다. 그는 21일 박 전 대통령이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소환돼 이튿날 새벽까지 21시간 조사를 받는 내내 바로 옆에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 유 변호사의 조언에 가장 많이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2월 박 전 대통령을 대리해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대면조사 일정 및 방식을 협의한 사람도 바로 유 변호사다. 그는 당시 “조사 장소는 청와대 경내여야 한다” 같은 조건을 내걸었고, 특검은 이를 모두 수용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조사일정 언론 유출을 문제 삼아 대면조사 합의를 파기했고 끝내 대면조사를 받지 않았다. 당시 특검 측은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를 막은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고 한다.

또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특수본의 대면조사 요구를 거부했을 때 대변인 역할을 했다. 그는 특수본이 최순실 씨(61)를 구속 기소하면서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하자 “(검찰의 공소사실은) 법정에서 사상누각(沙上樓閣)처럼 허물어질 것”이라며 비난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소속 한 변호사는 “검찰 고위 간부 출신들이 변호인단에 들어오지 않은 핵심 배경은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 말만 듣는다’는 얘기가 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위기에 몰린 것은 유 변호사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라는 얘기가 많다.

유 변호사는 1995년부터 9년 동안 검사를 하다가 검찰을 떠난 지 2개월 만인 2004년 4월 17대 총선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이 됐고 이후 박 전 대통령의 법률 자문에 응해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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