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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정성희]안철수의 예언

입력 | 2017-04-01 03:00:00


5·9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당 경선 주자 안철수 전 대표는 ‘과거 대 미래’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데 적격이냐는 질문을 던지며 벤처사업가이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었던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미래에 대비하려면 미래를 예측할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정치권의 미래 판세에 대한 안철수의 예언은 합격점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광폭 행보를 하던 1월 18일 안철수는 “반기문은 설 지나서 출마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 연휴 직후인 2월 1일 반 전 총장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불출마 시점까지 딱 맞힌 안철수가 더불어 화제를 모았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설이 나돌던 2월 초 그는 “황 대행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실제로 황 대행은 장고(長考) 끝에 불출마를 택했다. 이런 발언 덕분에 안철수는 노스트라다무스에 빗대 안스트라다무스 혹은 안파고(안철수+알파고)라는 별명을 얻었다.

▷3월 12일 동아일보 채널A 주최 ‘청년, 대선주자에게 길을 묻다’ 토론 프로에서 안철수는 예전부터 예지력이 특출했다고 자랑했다. 안철수연구소 대표로 있을 때 김대중 정부에 벤처 거품을 경고했고 2000년 Y2K 바이러스는 별 위협이 안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는 것이다. 최근엔 “20대 대선이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한 그의 ‘예언’이 주목을 받는다. 반기문 황교안 안희정이 부상하고 자신의 지지율은 7∼8%에 머물던 1월 23일 전남도당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어서 당시엔 코웃음을 치는 사람도 많았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과 안철수가 양자 대결을 할 때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5자 구도에서도 양측 격차는 10%포인트 범위로 좁아지는 등 안철수의 예언이 또 맞아떨어져 가는 조짐이다. 안철수는 3월 19일 출마선언문에서 “삼월의 바람과 사월의 비가 오월의 꽃을 데려온다”고 했다. 5월의 꽃은 안철수 당선을 의미한다. 마지막 예언이 맞을지는 글쎄, 지켜볼 일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