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진의 의심”… 때이른 논쟁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을 바라보는 정치권과 대선 주자들의 시각은 각자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냈다.
31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측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아픈 역사의 한 장면을 넘기고 공정하고 깨끗한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박 전 대통령이 사면 없이 제대로 처벌받는 것이 적폐 청산”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날 “안타깝지만 박근혜 시대는 이제 끝났다. 국민도 박 전 대통령을 용서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바른정당 대선 후보인 유승민 의원은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둘러싸고 때 이른 논란을 벌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대통령의 사면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의 뜻을 모으고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국민 요구가 있으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러자 문 전 대표 측은 “안 전 대표가 아직 재판도 시작하지 않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가능성을 언급해 그 진의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 WP “정치적 공주 극적 전환점”
한편 해외 언론은 박 전 대통령 구속 뉴스를 긴급하게 전하면서 동아시아 정세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31일 호외를 냈으며, 방송사들은 긴급 속보로 소식을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은 수십 년 동안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갔지만, 그녀의 가정(박근혜 전 대통령 일가)은 여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치적 공주(political princess)였던 박 전 대통령이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