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8)가 2일 아사히신문 등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우익 세력에 대항하는 자신의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대외활동과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유명한 그가 직설적으로 우익 진영을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무라카미는 이날 “역사는 국가의 집합적 기억이기 때문에 과거의 일로 잊어버리거나, 슬쩍 바꿔치거나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익들의 과거사 미화 움직임을 비판했다. 또 “전후에 태어났다고 해서 나에게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책임을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 대표적인 우익 신문인 산케이는 초대받지 못했다.
무라카미는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배외주의적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것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 보이는, 이물질을 제거하면 세상이 좋아진다는 사고방식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강하다. 정치적 성명이 아닌 이야기의 형태로 말해나가고 싶다.”
또 일본의 현 상황에 대해 “버블이 끝나고, 지하철 사린사건이 발생했고, 지진과 원전 사고가 일어났다. 구원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비관적 시각을 드러냈다. 다만 “좋은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어떤 종류의 힘을 준다고 믿는다. 가능한 바람직한 힘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