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방어용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반발해 전방위 경제보복에 나선 중국이 ‘중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미사일방어체계를 중동으로 수출한다. 남이 하는 것은 안 되고 자신이 하는 것은 괜찮다는 ‘이중 잣대’라는 비난이 나온다.
대만 중앙통신은 1일 캐나다 월간 군사평론지 칸와(漢和)디펜스리뷰를 인용해 중국 정밀기계수출입공사(CPMIEC)가 최근 중동의 한 부국과 FD-2000 방공시스템을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FD-2000은 중국이 러시아의 S-300을 개량해 개발한 3세대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훙치(紅旗·HQ)-9의 수출형으로 중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린다. FD-2000 방공시스템은 한 개 차량으로 된 훙치-9와 달리 레이더 차량과 통제 차량이 분리돼 있다. 훙치-9 한 개 대대는 8대의 발사 차량을 운용하며 각 차량엔 4기의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훙치-9은 최대 사정거리 200㎞로 고도 30㎞ 이내에서 적국 항공기와 전술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중국은 2009년 10월 1일 건국 60주년 열병식에서 훙치-9을 처음 공개하며 미국 러시아에 이어 독자적인 방공 역량을 갖춘 세 번째 국가가 됐다고 밝혔다. 2010년 9월에는 대기권 밖에서 날아오는 미사일 요격에도 성공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