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영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
우리는 영업을 쉽게 하나의 영역으로 생각한다. 스스로를 ‘영업 전문가’라 칭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업 간 거래(B2B) 영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업에 정착시킨 영업 전문가는 흔치 않았다. 상당수는 B2B 영업과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영업의 본질적 차이도 구분하지 못한다. 지난 수십 년간 B2B 기업들이 B2B 영업 전문가를 찾아 새로운 B2B 방법을 만들려 노력했지만 시장에서 그 답을 찾기 어려웠던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느 순간 B2B 영업에 대한 오해가 정설로 뿌리내리는 실정이다.
첫 번째 오해는 ‘B2B 영업에서의 고객은 기업의 관련 부서 한두 사람’이라는 단순한 생각이다. 전문지식은 많은 사람에게 보편화됐고, 고객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는 개방화되고 투명해졌다. 의사결정은 더 이상 소수의 제한된 의사결정자가 아니라 유관 부서가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영업활동의 상대는 기업의 다양한 개인들이지 특정 한두 명에서 끝나지 않는다.
B2B 영업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영업의 성패가 인간관계에 달려 있다는 믿음이다. 물론 인간관계는 때로 중요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영업직원이 고객의 믿음, 즉 신뢰와 인간관계를 혼동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신뢰는 단순히 ‘술 한잔 같이했기에’ 혹은 ‘오래 알고 지냈기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 명백하게 대가에 상응하는 가치를 일관되게 문제없이 제공할 때 생긴다.
이러한 오해를 깨달았다면 당장에 실행을 바꿔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반드시 알아야 할 고객을 정리하는 것이다. 산업에 따라, 제품의 특성에 따라 반드시 인지하고 관리해야 할 고객이 존재한다. 우선 B2B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 각각의 특성에 따라 고객이 달라진다. 같은 회사의 영업조직이라도 제품과 서비스에 따라 목표고객이 달라질 때가 있다. 어떤 B2B 영업은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임원과 관련 관리자 및 실무자를 알아야 한다. 반면 어떤 B2B 영업에선 공장, 연구소, 경영관리본부의 책임자와 실무자가 우선 접촉 대상이다.
따라서 알고 있는 고객부터 적는 게 아니라 ‘알아야 할 고객’부터 적으면서 ‘내가 진짜 만나야 할 고객’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의 직위나 직책을 먼저 나열해 보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정리한 고객 직위 옆에 실제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 보자. 내가 현재 그 직책을 맡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임원 직책 몇 명을 빼고 나면 생각보다 많이 채우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렇게 상황을 파악한 뒤에 영업 전략을 짜야 한다. 정리해 보면, 내가 만나야 할 고객의 직책과 직무를 먼저 나열하고 내가 그 직책에 현재 있는 사람의 이름을 아는지, 만나본 적은 있는지 체크한 뒤, 부족한 부분을 먼저 해결하면서 영업 전략을 짜 나가야 한다.
이장석 한국영업혁신그룹 대표 js.aquinas@gmail.com
정리=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