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실세, 박근혜 前대통령에 등돌렸나
하지만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날부터 115일째 박 전 대통령 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30일 박 전 대통령이 구속을 예감한 듯 눈물을 흘리고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삼성동 사저를 떠날 때도 두 사람은 없었다.
○ 115일째 발길 끊은 이재만 안봉근
박 전 대통령이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청와대를 떠나 사저로 옮긴 지난달 12일. 사저 앞에는 많은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허태열 이병기 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박 전 대통령을 위로했지만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은 나타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검찰에 소환될 때도 두 사람은 박 전 대통령 곁에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해 장장 8시간 40분간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이튿날 새벽 검찰에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때도 두 사람은 법원, 검찰, 구치소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앞서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단의 헌재 증인 출석 부탁조차 거부했다.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은 올해 초 두 사람을 수차례 접촉해 “대통령의 억울함을 풀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두 사람은 대리인단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탄핵심판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상황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두 사람은 헌재에 증인으로 나섰다가 특검에 찍혀 구속될까 걱정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당시 대리인단 내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힘이 있을 때 가장 많이 누린 사람들이 코빼기도 내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 윤전추 행정관, 자비로 영치금 내며 눈물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사이에서 심부름을 하며 ‘메신저’ 역할을 한 이영선 행정관(39)도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되기 직전까지 청와대와 사저를 오가며 박 전 대통령 곁을 지켰다. 또 박 전 대통령 재임 중 올림머리 손질을 전담했던 정송주 원장 자매는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매일같이 사저를 드나들며 하던 일을 계속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