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케-변호사, 구치소 면회 3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면회실로 들어가고 있다(왼쪽 사진). 그러나 이보다 앞서 구치소를 찾은 유영하 변호사가 3시간여 동안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면서 서 변호사는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변호사가 접견을 마친 뒤 차를 타고 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의왕=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43)가 3일 오전 11시 반 박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했다. 하지만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55)와 접견 중이어서 서 변호사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측 주변에서는 서 변호사가 향후 박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변론이나 다른 특별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수감 4일째인 이날 간혹 웃음을 보이는 등 구치소 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박지만 부부 본격적 옥바라지 관측
서 변호사는 이날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함께 구치소를 찾았다. 남편 박지만 EG 회장(59)과 함께 지난달 30일 박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를 방문해 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지 나흘 만이다. 당시 만남은 2014년 1월 박 전 대통령이 둘째를 낳은 서 변호사 부부를 찾아가 만난 지 3년 2개월 만에 이뤄졌다. 서 변호사는 법원으로 떠나는 박 전 대통령을 배웅하며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이후 지인에게 “박 전 대통령과 포옹을 했는데 뼈밖에 안 남으셨더라”며 가슴 아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구치소 측에 박 전 대통령을 위한 영치금 300만 원을 전달했다.
서 변호사가 구치소를 방문한 것을 두고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 안팎에서는 “박 회장 부부가 본격적인 ‘옥바라지’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과 새 변호사 선임 문제를 논의하려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박 회장과 서 변호사 부부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 변론을 주도한 유 변호사에게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에게 검찰 및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출석을 거부하도록 조언해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구속까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와 결별하고 새로운 변호인에게 변론을 맡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날도 박 전 대통령은 유 변호사를 접견해 검찰 조사에 대비했다. 3일 오전 8시 50분 구치소를 방문한 유 변호사는 낮 12시경까지 3시간 이상 구치소에 머물렀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이 새 변호인을 선임해 팀을 구성한다고 해도 변호인단은 유 변호사 중심의 기존 팀과 신규 팀의 ‘투 트랙’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여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63)의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49)도 구치소를 방문했지만 박 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신 총재의 면회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검사 2명이 구치소에서 ‘출장 조사’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4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 서울중앙지검 한웅재 형사8부장과 수사검사 1명, 여성수사관 1명을 보내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 전 대통령 검찰 조사에도 유 변호사가 동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때와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때도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 옆에서 변론을 맡았다.
특수본은 또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의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검사(53)를 3일 소환 조사했다. 윤 차장은 광주지검 형사2부장이던 2014년 6월 해양경찰의 구조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와의 통신기록이 담긴 해경 전산 서버를 압수수색했다. 우 전 수석은 당시 윤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압수수색을 막으려 한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또 당시 광주지검장이던 변찬우 변호사(57)에게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특수본은 우 전 수석을 이르면 5일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준일 jikim@donga.com·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