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홍 아나운서 시절
“KBS를 떠난 지 20년이 넘은 한 개인의 일방적인 발언이 ‘전 KBS 아나운서’라는 수식어로 포장돼 전달되는 것은 현직 아나운서들에게는 큰 부담이자 수치이다.”
1일 KBS 아나운서 협회는 공식 공문을 통해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에게 ‘전 KBS 아나운서’ 호칭을 쓰지 말아달라고 언론사 등에 밝혔다. 정 대표가 KBS를 떠난 건 1993년이다.
현직 KBS 아나운서들은 정 대표의 기행(?)에 따라붙는 꼬리표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오래 전 언론계를 떠난 한 전직 선배의 사적인 언행이 마치 아나운서들의 공식적인 입장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현재 KBS 아나운서의 권한과 책임이 지나간 정 대표의 지위를 왜곡해 돋보이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호칭 논란 이후 정 대표는 자신의 SNS에 ‘KBS 출신인 게 정말 부끄럽습니다’라고 밝혀 호칭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언론계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예우 차원에서 ‘전직 직함’ 호칭을 관례적으로 써온 것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에선 “지난 직함을 굳이 왜 사용하나. 과거의 권위에 기댈게 아니라 현재의 실력을 봐야한다” “회사일을 하다보면 아직도 쓸데없이 ‘호칭 승진’ 시켜주는 사례를 보는데 구태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정 대표의 사례 이외에도 언론계는 현재 ‘장미 대선’의 유력한 대선후보 두 명의 호칭을 전직 직함으로 부른다. 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문재인 후보, 안철수 의원으로 부르지 않을까. 위아래 서열에서 과거에 차지한 제일 높은 자리로 그 사람의 호칭을 정하는 게 진짜 예우인지 고민해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