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사건 첫 재판… 혐의 전면부인 “선의 베푼 삼성측에도 죄스러워… 특검서 뇌물 덮어씌워 너무 억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의 ‘구치소 조사’를 받던 시간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는 법정에 섰다. 최 씨는 변호인을 통해 박 전 대통령 구속에 안타까움과 참회의 뜻을 밝혔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의 뇌물 사건 첫 공판에서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최 씨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자신의 잘못된 판단과 처신으로 인해 일어난 참변으로 받아들이고 참회하고 있다”며 “아울러 선의를 베푼 삼성 측에도 죄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뇌물 수수 혐의는 전면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 씨는 직접 “특검은 팩트를 미리 정해놓고 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뇌물죄를 이미 인정하는 걸로 해놓고 진술을 요구해 거부했다”며 “‘뇌물 프레임’을 놓고서 조사해 너무 억울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또 “제가 잘못된 사람을 만난 건 인정하지만 대통령과 처음 본 안종범 전 수석이랑 3자 공모를 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여기서 ‘잘못된 사람’은 전 더블루케이 이사 고영태 씨(41)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 최 씨 측은 “대통령 의상비를 최 씨가 냈기 때문에 경제공동체가 아니냐는 입증 취지에 주안을 두고 조사한 것 같은데 이 부분 관련 최 씨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경제공동체에 관한 입증이 충분히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뇌물 수수 공범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옷값 대납 등 간접 사실로 두 사람이 사회·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라는 걸 보여줬다”고 반박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