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가 페미니즘 열풍, 왜?
W.I.C(우먼 인 컬처)요원 에이전트 35(김정은)·에이전트 31(장선희)·에이전트 9(이지훈)는 궁금해졌다. 대체 왜 이 시점에 ‘페미니즘’이 대세인지를….
그렇다면 20, 30대 여성들은 왜 페미니즘 책에 열광하는 걸까. 온라인 서점 YES24의 2016년과 2017년(1∼3월) 통계를 보면 모두 20대 여성이 각각 23.8%, 24.5%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구매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20대 여성들이 페미니즘 열풍을 선도하게 된 계기로 2016년 5월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을 꼽았다.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 마 살인’으로 사회적 충격을 줬던 사건이다. 이 사건을 통해 불거진 여성혐오 논쟁이 페미니즘 도서 열풍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정끝별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3포 세대가 생겨나며 소득의 불평등 및 사회적 갈등이 성(性)대결을 비롯한 세대 갈등으로 변화했다”며 “결국 계층 간 갈등이 성 갈등으로 비화하면서 극단화됐고, 여성들이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요원들이 만난 대기업 입사 2년 차 윤지혜 씨(25)는 이러한 의견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남자 상사 중에 ‘여자 직원은 감정적이라 같이 일하기 피곤하다’ 등의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는 분이 있어요. 늘 불편했는데 조직생활 하려면 참아야지 하고 싫은 내색을 안 했죠. 그러다 최근 ‘82년생 김지영’이란 책을 읽고 펑펑 울었어요”
윤 씨 등의 사례를 들은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20, 30대 여성 직장인들은 대학에서 민주적인 교육을 받고 평생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우리 사회 조직들엔 아직 성차별적인 문화가 많아요. 수십 년간 배워온 성 평등과 능력주의라는 가치관이 사회생활 하며 뿌리째 흔들리는 거죠. 결국 자기 삶을 이해하기 위한 힐링도서로 페미니즘 서적을 찾게 되는 겁니다.” 흑…. <다음 편에 계속>
이지훈 easyhoon@donga.com·장선희·김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