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시안 팝 뮤직 페스티벌’서 대상-최우수 보컬상 2관왕 리디아 리
8월 佛서 세계시장 데뷔 앨범… “대중 취향보다 내 음악 하고싶어”

‘아델 소녀’로 유명한 가수 리디아 리는 “지난해 말엔 밥 딜런의 곡도 불러 유튜브에 올렸다”고 말했다. 버튼 제공
리는 2015년 서울실용음악고교 재학 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에 올린 아델의 ‘Hello’ 커버 영상으로 화제를 모으며 싸이 이후 한국인으론 두 번째로 미국 인기 TV 프로그램 ‘엘런 디제너러스 쇼’(엘런 쇼)에 출연했다. ‘아델 소녀’란 별칭도 이때 얻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와 홍콩 정부 주관으로 지난달 홍콩컨벤션센터(HKCEC)에서 열린 페스티벌에서 리는 중국 일본 태국 홍콩 등의 신인가수들을 제치고 대상인 ‘아시아 초신성 상’을 수상했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이마 카페에서 만난 리는 “1만2000명의 외국 관객들 앞에 선 순간 엘런 쇼 때만큼이나 떨렸다”며 웃었다. “레이 찰스의 ‘Hit the Road Jack’을 부를 땐 가사를 잊어버리는 바람에 임기응변, 스캣으로 마무리했어요. 큰 상까지 받을 줄은 몰랐어요.”
리는 지난해 미국, 영국에 가서 에드 시런, 원 디렉션의 공동작곡자인 피오나 베번 등 유명 작곡가들과 노래를 만들었다. 올 2월 발표한 싱글 ‘Blue’엔 리 자신의 얘기를 담았다. “얼굴 왼쪽이 파란 반점에 뒤덮여 태어났어요. 10대 때 고통스러운 수술로 제거하긴 했지만 쉽지 않은 사춘기를 보냈죠.” 최근 낸 둘째 싱글 ‘Talking to Myself’ 역시 몽환적인 악곡과 가창이 돋보인다. 반짝 스타인 줄 알았던 ‘아델 소녀’의 자리에 아티스트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리는 올 하반기에 프랑스의 ‘빌리브 디지털’을 통해 미니앨범을 낸다. ‘빌리브 디지털’은 유럽의 대표적인 인디음악 유통사다. “아델도 좋아하지만 제 진짜 우상은 (아일랜드 가수) 데이미언 라이스예요. 요즘은 쳇 베이커와 리앤 라 하바스에 빠졌죠. 대중의 구미에 맞춰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제 음악을 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