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4일 화요일 맑음. 세상의 방식.
#244 Collective Soul ‘TheWorld I Know’(1995년)
미국 5인조 록 밴드 컬렉티브 솔. 컬렉티브 솔 홈페이지
작년 2월, 영국 밴드 스웨이드의 베이시스트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여기서 그가 비꼰 대상은 다름 아닌 나다. 국제전화 인터뷰를 하며 그에게 던진 질문이 화근이었다. ‘보컬이나 다른 멤버들과 평소에도 여가를 같이 보내나요? 이를테면 함께 낚시하러 간다든가….’ 답은 이랬다. “네? 뭐라고요? 낚시? 허허. 우린 여가는 따로 보내요. 음악 만들 때만 함께한다고요.” 인터뷰 뒤 그는 트위터에 “좀 전에 어떤 기자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하더라”며 위와 같은 글을 올렸다.
얼마 전 전화로 만난 스팅의 기타리스트 도미닉 밀러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스팅과) 음악을 함께 만들 땐 거의 텔레파시를 느낄 정도로 통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전혀 가까워지지 않아요. 그러려고 노력하지도 않고요.”
‘밴드 멤버들끼리 오순도순’이란 환상적 믿음은 어쩌면 내 경험에서 나온 건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대학교 과 동기들과 함께한 첫 밴드의 기억. 우린 팀원이자 둘도 없는 친구들이었다. 늘 연습보다 뒤풀이가 더 길고 재미났다.
성공한 밴드들은 다르다. 처음엔 학교나 동네의 친한 친구들로 시작했지만 유명해지면서 돈, 명예, 음악적 욕심을 둘러싼 다툼으로 상처를 받고 점차 ‘스튜디오 밖에선 남남’의 관계로 변해 간다.
E야, Y야, 그리고 B 형, 컬렉티브 솔은 그래도 ‘The World I Know’가 진리 아니겠어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