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봄꽃 사이를 거닐며 봄기운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아름답게 핀 봄꽃에도 수학 원리가 숨어 있다고 한다. 동아일보DB
서영: 이제 완연한 봄이 오려나 봐요. 곳곳에 꽃들이 너무 예뻐요. 우리도 꽃 축제 한번 나가요.
엄마: 그래, 엄마 학교 정원에도 살구꽃이 예쁘게 피었더라.
엄마: 동요 가사가 될 만큼 살구꽃, 복숭아꽃, 벚꽃 등이 봄을 알리고 참 보기에 좋지. 그런데 이러한 꽃이나 식물이 수학적 규칙으로 설명된다는 사실을 아니? 더욱이 이러한 규칙이 눈의 피로를 덜어 준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단다.
서영: 정말로요?
○ 꽃잎과 잎차례, 피보나치의 수
그런데 꽃잎을 자세히 보면 수학적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선 대부분의 꽃잎은 3장, 5장, 8장, 13장으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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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의 수는 대부분 피보나치 수로 되어 있는 것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또 식물의 잎줄기에 붙어 있는 잎의 배열 방식인 ‘잎차례’에서도 피보나치 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잎차례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는데 그 하나는 줄기의 각 마디에 잎이 1장씩 나는 ‘어긋나기’이고 다른 하나는 2장 이상의 잎이 나는 것으로 ‘돌려나기’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어긋나기는 잎이 줄기의 둘레에 나선상으로 돌기 때문에 ‘나선잎차례’라 부릅니다. 나선잎차례는 처음의 잎과 같은 방향을 이루는 잎이 등장할 때까지의 회전수와 잎의 수를 세어 ‘회전수/잎의 수’로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3번 회전하는 동안 5개의 잎이 보이면 3/5잎차례를 가진다고 합니다. 봄에 자주 볼 수 있는 벚꽃이나 사과 등은 2/5잎차례를 가진 식물이고, 장미, 배 등은 3/8잎차례를, 갯버들은 5/13잎차례를 가진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나선잎차례는 1/2, 1/3, 2/5, 3/8, 5/13의 잎차례가 가장 많다고 합니다.
왜 식물은 이처럼 피보나치 수를 따르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피보나치 수 사이의 비율에 그 비밀이 있습니다. 잎차례에 의한 잎과 잎 사이의 각은 ‘360도×회전수÷잎의 수’로 구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벚꽃과 같이 2/5잎차례를 가진 식물은 그 각이 360도×2÷5=144도이고 3/8잎차례인 식물은 그 각이 360도×3÷8입니다.
○ 줄기의 성장과 수학적 모델링
식물이 자라면서 줄기와 싹이 빛과 중력과 같은 외부 신호에 반응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식물이 모두 비슷한 자극성을 가지고 있다면 왜 그렇게 다양한 식물의 모양이 존재할까요.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최근 간단한 수학적 아이디어를 사용해 여러 가지 식물의 다양한 줄기 형태를 설명하고 이를 수치화하는 틀을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식물의 싹을 기계화학적 경로를 통해 자신의 모양과 중력, 빛의 방향을 감지할 수 있는 감지기로 설명하고, 자극에 의해 화학적 경로가 유발되면 싹의 한 부분이 다른 부분과 관련하여 자라며 모양이 바뀔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보인 것입니다.
봄꽃을 마음과 눈으로 즐기는 것도 좋겠지만 그 뒤에 숨은 규칙을 찾아내 보는 것도 좋겠지요. 또 이를 수학적으로 설명해 보면 또 다른 재미와 함께 수학이 갖는 아름다움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박지현 반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