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카프 연출법
구찌 코리아 제공
현실 속에서 요즘 인상적인 스카프 패션의 선두주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다. 목걸이처럼 목에 두르는 프티 스카프부터 길게 연출하는 스타일까지 자유자재다. 에르메스의 비공식 홍보대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녀의 스카프 패션은 냉정해 보이는 정장에 숨 쉴 곳을 전해주는 봄바람 같은 느낌을 준다. 다양한 컬러의 스카프를 통해 여성스러우면서도 전문직의 이미지를 느끼게 한다.
이처럼 스카프는 매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이미지를 준다. 머리에 두르면 복고적이고, 목에 두르면 클래식하며 어깨에 걸치면 우아해진다. 실크 스카프를 펼쳐보면 나타나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 두꺼운 머플러는 옷장 속에 넣어두고 형형색색의 봄 스카프의 세계로 뛰어들어 보자.
에르메스의 스카프는 작품 같다. 한 장 한 장 스토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올봄 새로 나온 ‘지그재그 상글’을 보자. 기하학적 구성의 전문가 버지니 자맹이 디자인한 그림이 담겨 있다. 상글(말안장을 연결하는 가죽 끈)을 지그재그 형태로 전면에 배치한 디자인이다. 자맹은 에밀 에르메스(에르메스 창업자의 손자)의 소장 서적 중 ‘카미와 아들’이라는 파리 10구에 위치한 마구 제조공방에 관한 책에 나오는 상글 무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작가의 상상이 곁들여져 상글이 격자무늬, 곡선 등을 이루고 있다.
에르메스 스카프 ‘어느 여름 날’
루이뷔통 모노그램 코럴 스퀘어
구찌 스카프
스카프 매는 게 어렵다면
에르메스의 ‘실크노트’ 애플리케이션은 다양한 스타일링 방법을 알려준다. 에르메스코리아 제공
스카프는 머리 장식으로, 벨트로도, 가방 장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구찌는 2017 봄여름 컬렉션 런웨이에서 두건처럼 머리에 쓰는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거기에 기존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보다도 더 커다란 안경을 매치해 미켈레풍 레트로 스타일을 완성했다.
스카프 스타일링을 자세히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르메스의 ‘실크 노트(Silk Knot)’라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이 대표적이다. 남녀가 구분돼 있고, 각각 다양한 연출법이 그림과 동영상으로 표현돼 있다. 사각 스카프를 직선으로 접는 법부터 드레스처럼 입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