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탄도미사일 60km 날려… 트럼프 “北은 정말 인류의 문제”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6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5일 합동참모본부와 미 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42분경 함경남도 신포에서 중거리로 분류되는 신형 탄도미사일 ‘KN-15(북극성-2형)’ 1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최고 고도 189km까지 상승했으며, 60여 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낙하했다. 2월 12일 KN-15를 최초로 발사해 최고 고도 550km, 사거리 500km를 기록했을 때보다 뒷걸음질을 친 셈이다. 정부 소식통은 “엔진 결함으로 추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달여 만의 급격한 성능 후퇴를 두고 일부 전문가는 북한이 KN-15 개량형을 시험 발사했다가 실패한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한미는 대북 경고에 나섰다. 합참은 “북한의 도발은 북한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는 길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직접적인 경고 대신에 “미국은 북한에 대해 (더 이상 도발하지 말라고) 충분히 말했다. 더는 할 말이 없다”며 대북 군사 옵션 사용 등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중국은 이번 도발을 두고 북한이 우려와 달리 ‘레드 라인’을 넘지는 않았다고 판단해 안심할 것”이라며 “중국은 대북 제재 강화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도 미 측에 북한과의 대화를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중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필연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미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북한은 정말 인류의 문제가 돼 가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포함해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 압박 의지를 재차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