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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약진에 긴장한 文측… ‘양자대결 여론조사’에 반발

입력 | 2017-04-06 03:00:00

文캠프 ‘양강구도 차단’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5일 연이어 발표되자 문 후보 측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겉으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무덤덤한 반응이었지만 안 후보의 상승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민감한 반응도 보였다.

민주당은 이날 언론의 양자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를 문제 삼고 나섰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가정을 전제로 여론조사를 했다며 조사 방식의 신뢰도를 지적한 것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단일화를 전제로 여론조사를 하고 발표하는 것은 실현 가능하지 않은 구도를 담은 것이라 문제”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 측은 또 단일화 과정을 설명하지 않고 후보 이름만 불러주며 하는 여론조사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문재인과 안철수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로 물어선 안 되고, ‘홍준표, 유승민과 단일화한 안철수와 문재인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이 보인 태도는 지금까지와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많은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양자 대결 1위를 줄곧 지킬 때는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안 후보의 급상승으로 일부 양자 대결 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밀리거나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나오자 조사방식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다만 현재 언론에서 발표되고 있는 문-안 양자대결은 대선 구도 자체가 문-안 대결로 좁혀지고 있는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크게 논란을 삼을 이유가 없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박정희 묘소에 文-安 화환 나란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앞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안 후보의 조화가 나란히 놓여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당 안팎에선 그동안 양자 구도 여론조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문 후보 측이 뒤늦게 발끈한다는 지적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2002년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도 예상 밖이었다”며 “처음부터 양자 대결을 문제 삼은 것도 아니고, 이제 와 저러는 것은 의도가 보인다”고 비판했다.

여기에다 문 후보에게는 각 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된 이후 검증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문 후보가 2003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재직 시절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 씨의 음주운전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캠프 김경수 대변인은 “사고 당일 이호철 당시 민정비서관이 사고 내용을 보고받았지만 민정수석이던 문 후보에게 보고하지 않고 사안을 종결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임모 경위는 기자들과 만나 “사고 직후 배 씨와 합의를 못하자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찾아와 합의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날 ‘숨고르기’를 갖고 본선 전략 구상에 몰두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공보단장에 윤관석 박광온 의원을 임명했다. 수석 대변인에는 유은혜 홍익표 의원이 임명됐다. 대변인은 김경수 강훈식 의원과 박수현 전 의원,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가 맡는다. 강 의원과 박 전 의원은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 캠프에서 활동했다. 수석부대변인은 권혁기 문 후보 캠프 부대변인이 임명됐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성진 / 창원=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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