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기반 닦아… 교육사업에도 헌신
1919년 평북 용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1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를 졸업했다. 1955년부터 1년간 미국 미주리 세인트루이스대 의대에서 유학한 그는 귀국 후 산부인과 전문의로 특화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남자 의사가 여성만을 전문으로 진료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1960년엔 현재 차병원그룹의 모태인 차산부인과를 개원했다. 1962년 연세대 의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1970년부터 모교의 외래교수로 활동했다. 1978년에는 대한산부인과학회 2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1984년 아들인 차광렬 차병원 회장과 함께 차산부인과에서 차병원으로 이름을 바꾼 고인은 이후 병원의 전문화뿐 아니라 내실화에도 힘을 썼다.
고인은 평소 교육사업을 평생의 숙원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에 1997년 현재 CHA의과학대의 전신인 포천중문의과대를 세웠다. 당시 이 대학은 의학부뿐 아니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 모두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를 지원해 화제를 모았다. 고인은 당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나도 의전 재학 시절 등록금을 마련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난했다”며 “학생은 등록금 걱정 없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