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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아이스하키, 영국 제물로 벼랑 탈출

입력 | 2017-04-06 03:00:00

여자 4부리그 세계선수권 첫 승
충격의 2연패로 5부리그 강등위기서 한수 위 영국 꺾고 잔류 가능성 높여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강원 강릉에서 열리고 있는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대회에 못 올 뻔했다. 무엇보다 비용 문제가 컸다는 후문이다. 북한은 2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겨울아시아경기에도 남녀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막판에 IIHF가 손을 내밀었다. 5일 강릉하키센터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IIHF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항공료를 지불하기로 하면서 북한의 참가가 최종 확정됐다. 한국에 온 뒤에는 국제 대회의 관례에 따라 대회 주최 측이 숙박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 세계선수권이다. 만약 북한이 출전하지 않았다면 그룹 최하위가 강등되는 원칙에 따라 자동적으로 5부 리그(디비전2 그룹B)로 내려가게 되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 땅을 밟은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이날 한 수 위로 평가받던 영국을 연장 접전 끝에 3-2(0-0, 1-0, 1-2, 1-0)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북한은 앞선 두 경기에서 호주와 네덜란드에 연달아 패하며 강등 위기에 몰려 있었다. 더구나 영국에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0-7로 진 아픈 기억이 있다. 엔트리 22명을 채우지 못해 선수도 20명밖에 데려오지 못했다. 세계 랭킹에서도 북한은 26위로 영국(21위)에 다섯 계단이나 뒤진다.

하지만 이날 북한 선수들은 드라마 같은 승리를 거뒀다. 북한은 2피리어드 후반에 정수현이 선제골을 터뜨렸고. 3피리어드 초반 원철순의 추가골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하지만 곧바로 두 골을 내줘 2-2 동점으로 3피리어드를 마친 채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분위기상 영국의 승리가 점쳐졌으나 연장 1분 59초 만에 문전 혼전 상황에서 진옥이 서든데스 골을 성공시키면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1승 2패가 된 북한은 디비전 2그룹 A 잔류 가능성을 높였다. 영국은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한국은 6일 오후 9시 같은 장소에서 북한을 상대로 남북대결을 펼친다. 상대 전적은 한국이 1승 4패로 뒤져 있지만 가장 최근 열린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이 4-1로 승리했다.

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과 호주의 여자아이스하키 경기 결과는 제작시간 관계로 게재하지 못했습니다. dongA.com을 참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