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시즌2]시속 60km때 어린이 피할 확률 ‘0’ “도로폭 좁은곳 많아 안전 사각지대… 통학 동선 고려해 구역 다시 짜야”
1995년 도입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은 현재 전국에 걸쳐 1만6355곳에 이른다. 그러나 스쿨존 내 어린이 안전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31일까지 스쿨존 집중 단속 결과, 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이 5만6467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늘었다.
특히 과속은 보행자 사고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스쿨존 제한속도를 시속 30km로 낮춘 것도 이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 실험 결과 시속 30km 주행 때 갑자기 나타난 어린이를 피할 수 있는 확률이 75%였다. 하지만 시속 40km에서는 50%로 떨어졌고, 시속 60km에서는 0%였다. 김준년 교통안전공단 교수는 “스쿨존은 도로 폭이 좁은 곳이 많아 불법 주정차 차량 뒤에서 튀어나오는 어린이를 피하기 매우 어렵다”며 “스쿨존 내 제한속도 단속과 함께 불법 주정차도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 통학로 안에 비보호 좌회전 신호가 있는 것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직진 신호 시 같은 방향의 횡단보도에도 녹색등이 들어오도록 돼 있다. 이때 길을 건너는 보행자는 차량이 반대편 차로에서도 갑자기 들어오면 사고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박가연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어린이들은 녹색 신호만 보고 뛰어가는 행동 습성이 있기 때문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비보호 좌회전 신호는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