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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병우 세 번째 소환한 檢, ‘봐주기 수사’ 넘어설 수 있나

입력 | 2017-04-07 00:00:00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어제 검찰에 3번째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광주지검에 외압을 행사해 해양경찰의 부실 구조 수사를 방해한 혐의가 이번 조사의 핵심이다. 청와대와 최순실 씨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등 불법을 저지른 정황을 알고도 덮었을 뿐 아니라 되레 진상 은폐를 주도한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은 강도 높은 조사를 했다고 한다.

우 전 수석에 대해 2월 박영수 특검은 공무원 좌천 인사를 주도하고 민간인을 사찰한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이후 특검 수사에선 우 전 수석이 김수남 검찰총장과 지난해 7, 8월 12차례에 걸쳐 2시간 18분이나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엔 가족회사 정강 등 우 전 수석 자신의 사건에 대해 통화했을지 몰라도 평소엔 청와대의 주요 관심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민정수석이 ‘대통령 뜻’을 내세워 정의로워야 할 검찰의 칼을 비틀었다면 ‘법 앞에 평등’이라는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이다. 그런데도 검찰이 우 전 수석과 통화한 검찰 고위 간부들의 소환조사를 외면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이 이르면 오늘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지만 이번엔 구속만을 목표로 해선 안 될 것이다. 적당히 구속만 시켜 국민의 눈을 가릴 속셈으로 면피성 수사를 할 것이 아니라 우 전 수석과 관련한 의혹을 샅샅이 파헤쳐야 한다.

검찰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은 제 식구인 우 전 수석에 대해 유독 ‘봐주기 수사’를 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검찰엔 30명 안팎으로 추정되는 ‘우병우 사단’이 건재하다. 지난해 우 전 수석을 무혐의 처리한 검찰이 또다시 제 식구 봐주기를 한다면 차기 정권에서 개혁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검찰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번엔 반드시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