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학무기에 대응한 일회성 공격”… 확전 선 그었지만 아사드 축출 시사 아사드 정권 비호 러와 충돌 가능성
미국은 6일(현지 시간)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폭격이 화학무기 사용에 대응하는 ‘일회성(one-off)’이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시리아 및 중동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폭격의 목적은 시리아 정부가 다시는 이런 행위(화학무기 사용)를 못 하게 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미국의 중동 개입이 막대한 재정 적자를 불러왔다며 추가 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다. 2003년 이라크전쟁에 대해서도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이라고 오래전부터 주장해 온 만큼 이번 폭격이 지상군 전면 투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확실하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영접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사드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아사드가 한 행동들을 볼 때 그가 더는 시리아 국민을 다스릴 역할은 없어 보인다”며 “어떻게 아사드를 물러나게 할지 그 과정은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는 시리아를 중동 패권 장악을 위한 최전선 교두보로 여기고 있어 미국이 아사드 정권 퇴진 기치를 내걸고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시리아 내전이 미국과 러시아 간 군사적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은 트럼프가 취임 전부터 공언해 온 이슬람국가(IS) 섬멸 전선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IS 공동 격퇴를 전제로 러시아-이란-터키 3자 중재를 통해 휴전상태를 유지해 왔다. 미국의 폭격에 대해 정부군이 반군에 보복하거나, 반군이 기세를 얻어 공세를 가한다면 간신히 수립한 휴전 체제는 무너지고 정부군-반군-IS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미국의 동맹국인 호주의 줄리 비숍 외교장관은 아사드 대통령이 IS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축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윤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