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 기념사진 찍었지만 분위기 어색
“작년엔 말 한마디 안 섞었지만… 이번엔 마주치면 짧게라도 인사”

6일 남북 대결을 마친 한국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양 팀 선수들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은 유엔이 제정한 ‘발전과 평화를 위한 국제 스포츠의 날’ 기념 엽서를 들고 카메라 앞에 나섰다. 강릉=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에이스 박종아가 6일 역사적인 남북 대결을 마친 뒤 한 말이다. 한국은 이날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 북한과의 대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승리 팀인 한국의 애국가가 울려 퍼진 뒤 양 팀 선수들은 서로 뒤섞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분위기가 썩 화기애애하진 않았다. 몇몇 북한 선수는 패배를 곱씹으며 눈물을 흘렸고, 이에 한국 선수들도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빙판에서 부쩍 가까워진 한국과 북한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7일 현재 4전 전승으로 1위를 달리는 한국은 8일 네덜란드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 전승 우승으로 3부 리그로 승격한다. 1승(연장승) 3패를 기록 중인 북한은 8일 슬로베니아전에서 패하면 최하위가 확정돼 5부 리그로 강등된다. 한 아이스하키 관계자는 “열악한 경제 사정 탓에 좋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북한이 상위 리그로 다시 올라오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을 제외하고 남북이 다시 만날 수 있는 무대는 아시아경기지만 북한은 2월 삿포로 아시아경기 때도 불참했다.
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