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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국 기업에 ‘도시바’ 인수 참여 독려

입력 | 2017-04-10 03:00:00

3월 예비입찰 日기업 지원 없어… 기술유출 막기 위해 정부차원 나서
미국계와 공동출자 방안도 검토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일정 지분을 확보해 국외 기술 유출을 막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 시간) 일본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과 경제계는 지난달 29일 마감된 예비입찰에 한곳도 응찰하지 않은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추가 입찰에 참여해 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입찰에 참여한 외국기업과 연합해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자국의 기술 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도시바 반도체를 사용하고 있는 후지쓰와 후지필름홀딩스가 투자 검토업체로 거론됐다. 일본 측은 경영상 주요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34%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산케이신문도 일본 민관 펀드인 산업혁신기구(DBJ)나 일본정책투자은행(INCJ) 등 정부 측 자본이 인수전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대신 미국계 입찰 참여자와 공동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도시바의 적격 협상대상으로 SK하이닉스, 대만 훙하이, 미국 브로드컴 컨소시엄이 ‘쇼트리스트’(인수협상대상후보군)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이 정부 측 자금 지원 움직임을 보도함에 따라 이미 도시바와 공장을 공동 운영 중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인수에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시바의 사외이사 고바야시 요시미쓰 경제동우회 대표간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도시바가 제휴하고 있는 미국 기업과 손잡는 게 좋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예비입찰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애플, 웨스턴디지털 등 10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협상대상후보군에 선정되면 약 한 달간 기업(도시바) 실사를 거친 뒤 최종 인수업체 결정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