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주일 행사 참석 신자들 노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9일 이집트 콥트교회 두 곳에서 연쇄 폭탄테러를 저질러 최소 45명이 사망하고 140여 명이 부상했다.
부활절(16일) 직전 일요일 종려주일 행사가 열린 이날 오전 10시경 이집트 북부 나일 강 삼각주 가르비야 주의 주도 탄타 시내의 마르 기르기스 콥트교회에서 폭탄이 터져 최소 27명이 사망하고 78명이 다쳤다고 이집트 매체 알 아흐람이 보도했다. 폭탄은 신도들이 가득 모인 예배당 내 의자 밑에 숨겨져 있어 사상자가 100명을 넘을 만큼 피해 규모가 컸다.
이로부터 수 시간 뒤 이집트 제2도시 알렉산드리아의 세인트 마크 콥트교회에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8명이 죽고 66명이 다쳤다. 자살 테러범이 폭탄 벨트를 차고 교회 안으로 들어가려다 제지당하자 자폭했다. 당시 교회 안에는 타와드로스 2세 콥트교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고 있었지만 다치지 않았다. IS가 이교로 지목한 이슬람 종파 수피즘의 탄타 시 소재 시디 압델 라힘 모스크에서도 이날 폭발물 2개가 발견돼 당국이 해체했다.
이집트는 콥트교 신자가 국민의 10%에 불과하고 90%가 무슬림이지만 반인륜적 테러를 규탄하는 한목소리를 냈다. 카이로에 있는 수니파 최고 종교기관 알아즈하르대는 이번 테러가 모든 이집트인에 대한 잔혹한 범죄라며 종교를 초월한 단합을 촉구했다. 이달 28∼29일 이집트를 방문할 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겠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