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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대통령, 유영하-채명성 뺀 변호인 7명 해임

입력 | 2017-04-10 03:00:00

‘유영하 정보독점’ 등 변호인단 갈등… 사임계 제출前 檢에 해임계 내
올케 서향희 직접 변론여부 촉각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 9명 가운데 유영하(55) 채명성 변호사(39)를 제외한 나머지 변호인 7명을 모두 해임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9일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변호인 7명에 대한 해임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내부에서는 유 변호사가 혼자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면서 변론에 필요한 정보를 독점하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해임된 국회의원 출신 손범규 변호사(51)와 검사 출신인 정장현(56) 위재민(59) 최근서 변호사(59) 등 변호인 7명은 11일경 사임서를 제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 변호사가 8일 박 전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접견한 직후 전격적으로 변호인 7명의 해임서를 특수본에 제출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유 변호사 말고는 채 변호사만 잔류하도록 해 서면 준비 등 실무를 맡도록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져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직후부터 유 변호사를 선임해 그의 의견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왔다. 또 그동안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 요구에 불응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변론에 출석하지 않는 등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유 변호사의 조언을 최우선적으로 들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변호인 중 유 변호사의 접견만 허용했다. 구치소에서 검찰의 ‘출장 조사’를 받을 때도 유 변호사만 동석하게 해 변론을 맡기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유 변호사에 대해 “‘남자 최순실’ 아니냐”는 농담까지 돌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헌재의 파면 결정 이후 검찰 수사 변론을 위해 최재경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5) 등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를 물색했지만 선임에 실패했다. 최근엔 법원 재판에 대비해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 영입 작업을 벌였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변호사가 변호인단 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명망 있는 고위 전관 변호사들이 합류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조만간 특수본에 의해 기소될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유 변호사하고만 재판을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이 나오고 있다.

변수는 3일 서울구치소에 찾아가 박 전 대통령 접견을 시도했던 올케 서향희 변호사(43)가 직접 변론을 맡거나 다른 변호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59)도 직·간접적으로 고위 법관 출신 변호인을 접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8일 서울구치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8시간 반 동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3차 ‘출장 조사’를 했다. 특수본은 10일 구치소에서 4차 출장 조사를 할 계획이다. 앞서 3차 조사까지는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이 맡았고 4차 조사부터는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맡을 예정이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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