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쉽게 걸리는 감염병 성홍열이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침할 때 나오는 작은 침방울(비말)을 통해 쉽게 전파되는 성홍열은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유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와 영유아 시설 관계자들은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성홍열은 A군 사슬알균에 감염돼 생기는 급성 질환이다. 처음에는 고열, 두통, 구토, 복통, 인후통 증상을 보이다가 12∼48시간 뒤에는 몸통과 팔다리에 선홍색의 작은 발진과 혓바닥이 빨갛고 오톨도톨해지는 ‘딸기혀’ 증상이 나타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일 기준 성홍열 의심 신고는 490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2747건)보다 78.5% 증가했다. 이 중 75%가 3∼6세였을 만큼 영유아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성홍열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증상 자체는 시간이 지나면 낫기도 하지만 류머티스 열, 신장의 모세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급성사구체신염 등 다른 합병증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홍열은 항생제를 사용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주로 페니실린계 항생제를 쓰지만 페니실린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다른 항생제를 사용한다. 치료 후 통상 1, 2일이면 증상이 가라앉는다. 단, 증상은 사라져도 감염 원인균이 완전히 죽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10일 동안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항생제를 쓰고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서 곧바로 자녀를 유치원, 어린이집에 보내면 안 된다. 항생제 치료를 받기 시작했더라도 24시간 동안은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집에서 쉬도록 하는 게 좋다. 다만 24시간이 지나면 전염성은 사라진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