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연합군 기지 야습 이어… 요르단 접경서 반군 매복 공격 이집트선 연쇄테러로 불안 조장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의 시리아 공격으로 혼란해진 중동 정세를 틈타 전면 반격에 나섰다. 대규모 연쇄 테러와 미군 주도 연합군 기지 야습이 이어지고 있다. IS 격퇴를 매개로 휴전해 온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갈등이 미국의 공격으로 첨예화된 틈을 타 대규모 공세로 건재함을 과시하며 세력 확장에 나선 것이다.
IS는 6일 미국이 시리아 샤이라트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날린 이틀 뒤인 8일 밤 미군 주도 연합군이 주둔하고 있는 시리아 아트탄프 기지를 야습했다. 시리아와 이라크, 요르단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 기지는 IS의 세력 확장을 막는 전략적 요충지다. IS는 폭탄을 잔뜩 실은 차량을 기지 입구에 돌진시킨 다음, 20∼30명의 병력이 자살 폭탄 벨트를 차고 총을 쏘며 기지로 난입했다.
기지에 주둔하던 미군 특수부대와 시리아 반군이 즉각 반격에 나서면서 한밤중에 벌어진 총격전으로 IS 병사 최소 8명, 반군 최소 2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IS가 야음을 틈타 ‘치고 빠지기(히트 앤드 런)’ 전략으로 기지 일대에서 공격을 계속하자 미군은 전투기까지 띄워 IS가 매복한 장소를 수차례 폭격했다. IS는 교전 직후 “미국을 돕는 시리아 조직을 공격했다”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시리아 반군과 손잡고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퇴진을 적극 밀어붙일수록 IS에는 유리한 형국이다.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가 격화되고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이 치열해질수록 당초 양 진영이 뜻을 함께했던 IS 격퇴 전선이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IS는 시리아 이라크를 제외하고 가장 세력이 강한 이집트 시나이 반도 지부를 기반으로 테러에 취약한 고리인 이집트를 겨냥한 연쇄 테러로 지역 안보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시리아의 미군 연합군 기지를 야습한 다음 날인 9일 시나이 반도 인근인 이집트 북부 탄타와 알렉산드리아에서 현지 콥트교를 겨냥한 연쇄 테러를 일으켜 최소 47명이 사망하고 111명이 다쳤다. IS는 그동안 이집트 토착 기독교 종파인 콥트교를 지속적으로 공격해왔다. 2015년 2월 콥트교도 21명을 납치해 살해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카이로 콥트교회에 폭탄 테러를 가해 3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에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9일 TV 생방송을 통해 3개월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IS의 후속 테러 차단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도 금속탐지기가 있을 만큼 테러 위협이 일상화된 이집트에서도 IS가 후속 공격을 천명한 만큼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은 “부활절(16일)까지 콥트교회를 노린 추가 테러 발생 가능성이 있는 만큼 콥트교 시설 방문을 자제하고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