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 관계자는 11일 한숨을 내쉬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무섭게 약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둘러싼 내홍이 끝나지 않는 데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날 문 후보가 “오늘 이후로 용광로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있으면 누구라도 좌시 않는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갈등은 계속됐다. ‘당 중심 선거’를 주장하는 추미애 대표 측과 ‘후보 중심 선거’를 강조하는 문 후보 측의 이견이다.
김민석 당 특보단장.
당 핵심 관계자는 “있지도 않은 상황본부장 자리를 만들어 자신의 측근을 임명한 것은 잘못된 인사지만, 추 대표가 너무나 완강한 탓에 파국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일부 공동선대위원장과 고문을 당사자 동의도 없이 성급하게 발표한 것도 논란이 됐다.
1차 갈등의 앙금이 가시기도 전에 문 후보 측 임종석 비서실장 문제를 두고 2차 갈등이 빚어졌다. 임 실장이 추 대표의 일방적인 선대위 발표에 대해 8일 “통합 선대위가 되도록 원만한 합의를 해달라는 후보의 요청에도 일방적으로 발표한 과정에 대해 유감”이라고 비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비판을 문제 삼아 추 대표가 임 실장의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추 대표 측 인사는 “비서실장은 입이 없어야 하는데, 공개적으로 대표를 비판한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임 실장이 문 후보 경선 캠프의 핵심 인사라는 점이다. 문 후보는 지난해 경선 캠프를 꾸리기 전 가장 먼저 임 실장을 찾아가 합류를 요청했다. 캠프 관계자는 “후보와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개인적인 감정을 이유로 교체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격분했다.
임종석 비서실장.
하지만 추 대표 측과 문 후보 측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이 의원 인선은 1, 2차 인선에서 제외되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오후가 돼서야 추가 발표로 이뤄졌다. 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는 “일부 비문 의원들의 탈당설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통합을 위한 인사마저 미뤘던 추 대표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추 대표의 독주에 문 후보 측 인사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한 관계자는 “내부 잡음을 표출시켜서 좋을 게 없기 때문에 정말 꾹 참고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의 한 부본부장은 “현재 문 후보가 후방 지원 없이 혼자 뛰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과 선대위가 후보를 총력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이미경 전 의원을 중앙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는 내용을 담은 선대위 2차 인선안을 발표했다. 당 경선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계산한 것”이라고 말해 캠프 홍보부본부장에서 물러났던 손혜원 의원은 다시 선대위 홍보부본부장에 임명됐다. 아래는 주요 인선 내용.
▽중앙선대위원장 = 전윤철 이미경
▽고문단 = 강창일 문정수 정찬용
▽비서실장
-원내 비서실장 이춘석
▽중앙선대본부
-총괄수석부본부장 강기정
-총괄부본부장 기동민 신동근 위성곤
▽공보단
-대변인(추가) 박용진 오영훈 이재정
-수석부대변인 정진우
▽상황본부
-제1부실장 김병기
▽총무본부
-부본부장 황희
▽조직본부
-공동본부장 문학진 김영록
-부본부장 권칠승 김낙순 백원우 한병도
▽홍보본부
-부본부장 손혜원 김도훈
▽SNS본부
-공동본부장 윤영찬
▽특보단
-조직특보단장 전해철 김영주
-직능특보단장 전현희
한상준 기자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