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서울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첫 바둑 대결은 우리에게 4차 산업혁명의 충격과 경이로 다가왔다. 산업에 인간의 뇌력(腦力)을 대신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함으로써 우리 삶에 혁명적 변화를 몰고 올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과 3등 국가 전락이 판가름 난다. 오늘 동아일보와 채널A가 ‘4차 산업혁명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2017 동아 이코노미 서밋’을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하는 이유다. 이 자리에 참석하는 재계와 학계의 리더 300여 명과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은 오늘 제시되는 국가 비전과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과 비교하면 AI 2.6년, 빅데이터 플랫폼 1.6년 정도의 격차가 난다. 그러나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이 보도한 ‘4차 산업혁명의 길을 묻다’ 시리즈에 따르면 지금부터 3년이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가로 갈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이미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및 솔루션 기업인 시스코와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에 돌입했고, SK텔레콤은 BMW와 손잡고 5세대(5G) 시험망을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카를 세계 최초로 시연했다. 기술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이 가장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사용성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전쟁터가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부정적인 진단도 있지만 기술의 변화는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새로운 고용을 일으키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산업용 가스 분야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인 프랑스 에어리퀴드가 스마트 공장으로 편리함과 안전성을 키우면서도 빅데이터를 이용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 전례가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사무 행정 분야에서 47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연관 분야와 신규 직역에서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마다 4차 산업혁명이 들어가는 것은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사물인터넷 인프라를 완비하겠다고 했고, ‘미래 대통령’이라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민간 주도로 규제 없는 창업랜드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